베트남 투자 뉴스 해설

쇼핑몰은 북적, 거리는 한산 : 베트남 호치민 상가 임대료의 하향곡선

테드창 2025. 3. 23. 22:10
베트남 소비패턴 변화와 상가 임대시장 변화: 호치민 거리 상권의 현실

베트남 소비패턴 변화와 상가 임대시장 변화: 호치민 거리 상권의 현실

최근 베트남 최대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부동산 이슈를 넘어, 소비자 행동의 근본적인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거리 상권에서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는 반면, 대형 쇼핑몰은 임대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현재 베트남 내 소비 트렌드의 재편성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1. 거리 상권 침체: 하향 조정된 임대료가 말해주는 것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호치민시 내 거리 상권에서 상당수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리 상점의 임대료 하락폭은 평균적으로 10~20%에 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25% 이상 하락한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탄빈(Tân Bình) 지역의 리트엉키엣(Lý Thường Kiệt) 거리에 위치한 한 상가는 반년 넘게 공실 상태를 유지하다가, 기존 월 1,600만 동에서 1,400만 동으로 인하한 끝에 임대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고밥(Gò Vấp) 지역의 꽝쭝(Quang Trung) 거리에서도, 한 면적 106㎡ 규모의 상가가 월 4000만 동에서 3500만 동으로 낮춰 계약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 협상의 결과가 아니라,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시장 구조와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임대인들이 유연한 자세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지역 거리명 기존 임대료(월) 조정 임대료(월) 하락률
탄빈(Tân Bình) 리트엉키엣(Lý Thường Kiệt) 1,600만 동 1,400만 동 12.5%
고밥(Gò Vấp) 꽝쭝(Quang Trung) 4,000만 동 3,500만 동 12.5%
1군 하이바쯩(Hai Bà Trưng) 1억2500만 동 1억600만 동 15%

2. 중심지와 외곽 모두 영향받는 하향 곡선

이전까지는 주로 외곽 지역에서만 임대료 하락이 관찰되었지만, 최근에는 호치민시 중심부인 1군과 3군의 대표 거리들인 하이바쯩(Hai Bà Trưng), 디엔비엔푸(Điện Biên Phủ), 까오탕(Cao Thắng)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이바쯩 거리의 한 상가는 월 1억2500만 동에 임대를 시도했으나, 5개월 넘게 공실이 지속되자 15% 인하된 1억600만 동에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같은 거리의 380m 구간 내에만도 4~5개의 공실 상가가 장기간 임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베트남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온라인 쇼핑의 급격한 성장, 그리고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단순 쇼핑을 넘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즐길거리와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쇼핑몰로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심지 임대료 하락

1군, 3군, 빈탄구 등 호치민 중심지역 상가 임대료 20~25% 하락

외곽지역 임대료

7군, 10군, 투득시 등 외곽지역도 15~20% 하락세 뚜렷

계약 기간 변화

장기 계약에서 1~2년 단기 계약으로 전환 추세

공실률 증가

주요 상권 내 공실률 평균 15~20% 증가

3. 임대료 인하, 대세가 되다

부동산 플랫폼인 Batdongsan.vnNhà Tốt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호치민시 중심 상가의 임대료는 오히려 일시적으로 10~30% 상승했지만, 실제 계약 성사율은 낮아지며 시장에 맞지 않는 가격 형성이 이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5년 들어 상황은 더 명확해졌습니다.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중소 건물주들이 단기 공실을 피하기 위해 임대료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으며, 계약 기간을 1~2년으로 짧게 설정하여 향후 시장 회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DKRA의 보고서에 따르면, 1군, 3군, 빈탄(Bình Thạnh) 등 중심지의 임대료가 20~25% 하락했으며, 외곽 지역인 7군, 10군, 투득(Thủ Đức)시 등에서도 15~20%의 하락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호치민시 상가 임대 시장의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근본적인 소비 패턴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제 건물주들도 시장 현실을 직시하고 유연한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 호치민시 부동산협회

4. 상권의 프리미엄도 균열 중

과거에는 '금싸라기 입지'로 불리며 임대료 협상이 거의 불가능했던 레러이(Lê Lợi), 응우옌후에(Nguyễn Huệ), 동코이(Đồng Khởi) 일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지역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를 고수하고 있지만, 실제 계약은 이전보다 15~20%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고가 상권의 경우, 임대인들이 임대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자산 보유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지만, 시장 현실을 반영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을 재평가하며, 높은 임대료의 매장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상권으로 이동하거나,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요 임차인들의 태도 변화는 임대료 하락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5. 소비 패턴 변화가 부동산 시장을 흔들다

이 같은 상권 변화는 단순히 경제 둔화 때문만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소비자의 구매 행태 변화를 지목합니다.

  • 온라인 쇼핑의 성장: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특히 Shopee, Lazada, Tiki 등의 플랫폼이 압도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호치민 소비자의 약 78%가 정기적으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 멀티플렉스 쇼핑몰의 인기 상승: 단순 쇼핑뿐만 아니라 식사, 엔터테인먼트, 사회적 교류가 모두 가능한 복합 쇼핑몰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에어컨, 주차 시설, 다양한 브랜드와 식당이 한 곳에 모여 있는 편의성이 주요 경쟁력입니다.
  • 체험 중심 소비 증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은 SNS에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호하며, 이는 전통적인 거리 상점보다 현대적인 쇼핑몰이나 테마 공간에서 더 잘 충족됩니다.
  • 브랜드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 강화: 주요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 판매 채널에 더 많은 투자를 집중하면서, 물리적 매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게를 찾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이는 개별 거리 상점보다는, 복합 기능을 제공하는 쇼핑몰로의 발걸음을 옮기는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6. 결론: 임대시장의 변화는 곧 소비 패턴의 신호

호치민시 거리 상권의 변화는 단순히 '장사가 안 된다'는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베트남 소비자의 생활 방식, 소비 가치관, 기술 수용도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제는 건물주도 과거의 시세에 머물기보다는, 현실적인 가격 책정, 유연한 계약조건, 단기 임대 전략을 통해 공실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도모해야 할 때입니다.

시장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으며, 더 이상 일방의 조건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양측의 '합리적 타협'이야말로 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한편, 거리 상권은 여전히 잠재력이 있는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좋은 위치'만으로는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가치 제공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베트남의 소비 패턴과 상가 임대시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임대인과 임차인만이 미래의 소매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활용, 소비자 경험 중심 전략, 그리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결국 호치민시 상가 임대시장의 현재 모습은 베트남 소비문화의 진화를 보여주는 거울이자, 미래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읽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서 살아남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